일본에서 도시락 문화가 발달한 것은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에도 시대부터 이미 야외 활동이나 여행을 위한 도시락 문화가 존재했고, 메이지 시대 이후 서구식 학교 제도가 도입되면서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지참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널리 퍼졌습니다.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도시락 문화는 매우 실용적입니다. 일본은 대도시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해 통근 시간이 길고, 많은 회사나 학교에 구내식당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외식이 반드시 편리하거나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도시락은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선택이 됩니다. 특히 자녀를 위해 정성껏 만든 도시락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모양으로 꾸민 ‘캐릭터 도시락’(캐라벤)은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았습니다.

다만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도시락 대신 학교 급식(교식)을 제공합니다. 이는 모든 학생들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이며, 교육의 일환으로 위생이나 식습관 교육도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일본의 도시락 문화는 중고등학생이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