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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랑 연 끊는 법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한 학생입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성인이 되자마자
안녕하세요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한 학생입니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성인이 되자마자 바로 가족이랑 연을 끊고 싶습니다. 먼저 저희 가족은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아 현재 저, 언니, 어머니 이렇게 셋이서 살고 있어요. 제가 연 끊고 싶다, 이 집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생각하게 된 계기는 언니와 어머니 때문이에요. 어머니는 자식에 대한 학구열이 굉장히 높으세요. 어릴 때 일찍 결혼하시고 대학 생활도 제대로 못 해보셨다면서, 본인의 학업에 대한 결핍 때문인지 언니를 키울 땐 초등학생 때부터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붙들고 공부를 시키셨다고 해요. 근데 언니는 그런 교육 방식에 질려서 고등학교 때부터 슬슬 공부를 놓기 시작했고, 결국 인서울 대학도 못 가게 됐죠. 저는 어릴 땐 공부를 꽤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고등학교도 외고로 진학했어요. 사실은 일반고에 가고 싶었는데, 원서 접수 전 어머니가 "일반고 가서 날라리나 할 거냐"며 소리를 지르셔서 결국 외고에 진학하게 된 거예요. 언니한테 쏟았던 감정을 그대로 절 키우는 데 투영하진 않으셨지만, 외고 진학 이후부터 갈등이 시작됐어요. 겨울방학 때 제가 공부를 잘 안 하고 쉬고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가 매일같이 "공부 다 때려치우고 공장이나 들어가서 일이나 해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어요. 언니도 거기에 맞장구치며, 제가 마치 공부밖에 답이 없는 애인 것처럼, "그렇게 살면 지방대도 못 간다"며 저를 질타했었고요. 그 당시엔 ‘다른 집도 다 이런가 보다, 대한민국이면 이 정도는 기본이겠지’ 하면서 참았는데, 문제는 학교 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는 거예요.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매 학기마다 친구 문제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고, 학업에도 집중을 못 해서 결국 우울증이 왔어요. 자퇴든 전학이든 무조건 이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고, 그 시기를 떠올리면 정말 하루도 웃은 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어머니나 언니한테 꺼내면 돌아오는 말은 늘 똑같았어요. "외고 아니면 대학도 못 가", "2년만 버티면 되는데 그게 힘들어?" 이런 식이었죠. 의지할 데 하나 없이,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난 언제쯤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반복하며 살았어요. 친구들이 고등학교 시절을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기라고 하며 인스타에 올리는 걸 볼 때마다, 제 인생이 너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어요. 우울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 터졌어요. 친했던 친구가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을 퍼뜨려서 또다시 멘탈이 무너졌고, ‘이러다 진짜 인생 끝나겠다’는 생각에 어머니께 전학 얘기를 꺼냈어요. 근데 그때 어머니가 하신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저보고 "너는 한심한 도망자다", "계속 도망만 치면서 살 거냐", "1년만 버티면 대학인데 너 같은 애가 외고를 나가면 대학 진학이나 할 수 있을 것 같냐" 하시면서 소리를 지르셨어요. 거실에 언니까지 불러서 둘이서 저한테 2시간 동안 소리 지르면서, "지금 시기에 일반고로 전학을 가게되면 정시밖에 답이 없을텐데 너 같은 애가 정시를 할 수 있을 것 같냐", "정시가 뭔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냐"며 전학은 꿈도 꾸지 말라고 하셨죠. 그때는 정말 매일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했던 것 같아요. 담임 선생님께 전학 상담도 여러 번 드리고, 상담할 때마다 울었어요. 진짜 우울증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어요. 다행히 담임 선생님이 저희 어머니께 전학을 권유해주셔서, 결국 전학은 할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밖에서는 집에서 저한테 하는 모습이랑 완전 다르게 행동하십니다.) 하지만 전학을 간 지금도, 어머니와 언니는 외고를 나온 제가 한심하다는 듯이 대하세요. "열심히 살지도 않을 거면서 외고는 왜 나왔냐"는 식으로요. 오늘도 언니가 제 방에 들어와서 “너가 나오겠다 해놓고 왜 열심히 안 사냐”며 트집을 잡았고, 참다 못해 처음으로 언니에게 화를 냈어요. 그랬더니 언니가 갑자기 거실 창문 열고 자살 시늉을 하더라고요. 언니는 다툼만 있으면 그런 식으로 자해나 자살 시늉을 하는 게 일종의 ‘패시브’예요. 본인이 우울증이라고 하면서요. 어머니도 언니랑 성격이 굉장히 비슷해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정신적으로 너무 소모적인 가정 안에서 계속 살아가다 보면 제 인생이 너무 안타까워지고, 살 의지조차 안 날 것 같아요. 지금은 미성년자라서 어쩔 수 없이 버티고 있지만, 성인이 되는 순간 바로 집을 나가고 싶어요. 진심으로 이 집안과 거리 두고 제 삶을 살아가고 싶어요. 이것 말고도 저희 가족은 분노조절장애 아버지도 있고 가족에 대한 아픔이 참 많아요. 사실 진짜 연 끊는 방법에 대해서 묻기보다는 남들에게 털어놓기 쉽지않은 가정사를 여기에서나마 풀고 싶어 글을 쓴게 커요. 다들 이런 아픔쯤은 갖고 사는거겠죠? 중학교 때 만나 현재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공부도 못하고 친구 부모님께서도 학업에 대한 압박이 없으세요. 이번에 친척 집에 가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인스타 너머로 지켜보는데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런 화목한 가정, 행복의 요소는 성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무조건은 아니잖아요. 가족에 대한 회의감이 너무 큽니다. 자존감도 점점 낮아지고 매일매일 우울증 때문에 집에오면 인스타 스토리만 무기력하게 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개 다예요..
제가 겪지도 않은 이야기인데도 제 마음이 누구게에 강금된 것처럼 답답해지네요.
고등학교 2학년이라면 지금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의 성격을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자기 성격은 자기가 자각을 하고 고쳐야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하면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은 가족이라고 해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대신에 내 마음은 내가 바꿀 수 있습니다. 동일한 상대라고 해도 내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상황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어머니나 언니가 뭐라고 하더라도 그런 말이 질문자님에게 도움이 안 되고, 때로는 거슬리기만 한다면, 그냥 바람 소리라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바람 소리에 짜증은 내지는 않습니다.
뭐라고 하면 그냥 대충 대답하고 신경쓰지 마세요. 처음에는 잘 안 될 것입니다.
대신에 공부는 어머니나 언니가 하라고 해서 하지 말고 스스로 하도록 하세요. 시켜서 하면 힘들지만 스스로 하는 것은 똑 같은 시간을 해도 덜 힘들거든요. 아셨지요? 어머니나 언니가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대학을 정하거나 학과를 정할 때도 질문자님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도록 하고요.
이런 것이 잘 되면 독립은 쉬워집니다. 대신에 잘 안 되면 계속 부모님께 의지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