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꼬박꼬박 잘 내렸다가 성인이 되면서 글러먹기 시작한 케이스예요첫 번째로 군대를 가기 전에는 1년에 5번 정도 안 내리는 정도였어요올해는 새해부터 5월 초까지 변기 물을 50번을 넘게 안 내렸어요그마저도 제가 뭐라고 해봤자 응 알았어~ 이게 끝이고 부모님한테 말해봤자 아들 하지마~ 네~ 이러고 끝나기만 하고요에휴 그래도 군대 다녀오면 사람이 되겠지... 이러고 버텼는데요 잘못된 선택이었어요 그 때 줘팼어야 했어요동생은 군대를 두 번이나 다녀오고 외지로 떠나서 단체기숙생활도 몇 년 하다가 작년 중순에 집으로 돌아온 사회인이에요요식업계에 취업해서 지금까지 약 1년 동안을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요저는 작년 중순부터 이딴 새끼랑 같이 산다는 죄로 퇴근 직후, 기상 직후에 랜덤 물 안 내리고 뚜껑 올린 변기와 눈 마주치기 이벤트를 일주일에 한 번에서 네 번씩 겪어야 했어요참다참다 올해 1월 초엔 면전에서 화를 냈어요그즈음엔 이새끼가 쳐입은 빤스도 식탁 위나 식탁 의자 위에 놓았거든요퇴근 후 루틴이 밥->샤워->잠이 아니라 식탁 위에 있는 생활감 max 빤스(반반 확률로 가랑이 안쪽이 보임)치우기 or 안 치우면 위치 때문에 강제적으로 밥친구가 되는 빤스 치우기->밥->강제적인 변기 안의 그것과 마주하는 랜덤 이벤트->샤워->->잠퇴근하고 나서 아무도 안 반겨주니까 외롭다는 자취러 친구들이 정말 부러웠어요 남동생 빤스와 똥오줌이 반겨주는 삶... 똥 같은 삶......여튼 그래서 그날은 유달리 더 화가 나서 꼭두새벽에 윗집 아랫집 옆집 다 들리게 소리를 질렀어요니가 작년에 변기 물 안 내린 게 몇 번인 줄 아냐 사람이 손을 물로도 안 씻고 양치도 안 하고 변기 물도 안 내리고 이거는 사람이 아니라 븅신이다 니 여친이랑 친구들이 니가 이따구로 사는 거 아냐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정신에 병도 없는데 변기 물 안 내리고 양치 안 하는 사람이 사람인지 쓰레긴지 물어봐라 니가 뒤지면 보건복지부에서 장례식에 축하화환을 보내야 한다 이러고요그 땐 걔가 충격받은 표정을 잠깐 짓긴 했지만 행동이 바뀌진 않더라고요오후에 출근하려고 보니까 또 끔찍한 그것이 뚜껑 올라간 변기 위에 있었어요그 날부터 물을 몇 번이나 안 내리는지 한 번 한 번 직접 셌어요5월 초에 50번이 넘자마자 방에다가 A4용지에 쓴 편지를 남겼어요심한 욕이나 비속어 하나 없이 전문은 '니 올해 50번 넘게 물 안 내렸어 드러워 웩' 이게 끝이고요과장 하나 없이 하나하나 손수 카운트한 리터럴리 50번이었어요동생이 흘려듣는 물 내리란 한두마디 잔소리를 빼고 다른 행동을 한 건 이 면전에 소리치기, 편지 남기기 이 두 번이 끝이에요 때린 적도 없어요후회가 돼요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줘팰걸... 동생은 지금 20대 중후반이에요... 20대 중후반... 가망이 없죠.... 썅......아무튼 얘가 요즘은 샤워를 하고 나서 변기물을 내리더라고요감시하려고 신경써서 귀 귀울여 듣는 게 아니라 방음이 구려서 주방에 물 마시러 나와도 들려요이 구린 방음이 아니었다면 동생 손 씻을 0.1초의 시간적 공백조차 없이 변기 물을 내리자마자 바로 화장실 밖으로 나온다는 드러운 진실도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그래서 궁금해서 왜 샤워를 끝낸 직후에 물을 내리냐고 물어봤어요근데 갑자기 성질을 내면서 누나가 하도 변기물 가지고 ㅈㄹ하잖아 이러더라고요?그래서 본인이 굳이 물 안 내린 걸 확인을 하려고 물을 더 내리는 건데 왜 뭐라 하냐고 역정을 내요화가 나기보다 얼탱이가 없더라고요변기뚜껑을 올리고 씻으면 되지 않나요청년치매나 기억력 문제는 아니에요 사람은 멀쩡하고 기억력도 괜찮은데 드럽기만해요샤워는 하루에 한두번씩 잘 하면서 양치질은 일주일에 한 번 할까말까예요출근할 땐 당연히 안 하고 여친이랑 스킨십하러 가는 날에만 해요퇴근 후 집에 왔다가 데이트 약속이 갑자기 잡혀서 다시 나가는 경우에는 그마저도 안 해요여친 불쌍해요 왜 이딴 겉보기만 깔끔한 폐기물을 골라 집었을까요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텐데... 서로 결혼할 생각이 있다던데... 정말 안됐죠......그치만 알려주고 싶진 않아요 저는 저부터 살고 싶어요결혼 이후에야 남편이 지 손으로 시켜먹은 배달음식을 남이 치워줄 때까지 몇 날 며칠이고 안 치우고 지 방 청소랑 빨래도 가족한테 다 맡기고 안 해주면 승내는 등신임을 알게 되겠지만 저부터 살아야겠어요진짜 절망적인 건 얘 직장이 식당이에요규모가 엄청 크고 손님도 끊임없이 와요본인 말로는 마스크랑 장갑도 안 끼고 일한대요코로나랑 4주짜리 독한 독감에 걸렸을 때도 그러고 일했대요동료 직원들과 손님들은 얘 입에서 입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는 걸까요???? 이거는 진짜 궁금해요본인은 진심으로 뭐가 문젠지 몰라요출근할 땐 양치를 해라, 외출을 했거나 볼일을 봤으면 손을 씻어라, 볼일 보고 물을 내렸는지 확인을 해라가 20 중후반이 듣기엔 기분 나쁠 말인 건 이해를 해요근데 알 빤 아니죠 동생 인생에서 저 셋 중 둘이라도 병행하며 행했던 기간이 없었던 건 사실이고 이딴 내용을 20대보다 30대가 훨 가까운 성인한테 알려주고 달래주기까지 해야 하나요그리고 이건 추측이지만 건너건너 듣기로는 자기 주변 사람들한테 나를 같이 살 것이 못된 예민충이라고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 같아요이거 백퍼 본인이 물 안 내린 빈도를 일부러 누락하고 얘기해서 나만 미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은데 아나 다 적고보니 개빡치네요 담번에 승질내면 걍 때릴래요이거 어떻게 못 고치나요여친한테 말하기 ㄴㄴ저는 사정상 평생 본가에서 지내야 하고 동생은 자취 생각이 없대요현재 유일하게 저희를 다른 지붕 아래로 갈라놓을 가능성이 결혼이라 이 분한테 꼭 떨궈야 돼요친구에게 말하기 ㄴㄴ겹지인이 꽤 있어서 얘네한테 말하면 백퍼 예비 시누이 귀에도 들어가요동생 직장 사람들에게 말하기 ㄴㄴ두 다리 건너서 넌지시 전해봤는데 제 동생이 거기 남직원 중에 젤 깨끗한 사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출근할 때 양치질도 세수도 안 하고, 볼일만 본 다음 지 거시기 만진 손에 물도 안 묻히고 바로 식당일하러 나가는 폐급 쓰레기 위생인데 샤워를 매일 한다는 이유만으로 깔끔하대요가족한테 말하기 ㄴㄴ말해서 된게 이거예요ㅠ제 생각에도 스스로 깨닫는 변화는 글렀고 개선 방법이라곤 동생의 사망, 결혼해서 새집살림, 사회적인 조리돌림밖에 답이 없어요동생의 사망은 제가 가장 원하지만 제가 얘를 죽이면 회사에서 짤려서 안 돼요 재취업할 자신이 없어요 남이 죽여주는 걸 기다리자니 기약이 없고요결혼도 지금이 날짜가 기약이 없고요사회적 조돌을 하면 이 쓰레기가 집구석 폐인으로 변할 것 같아요 집에만 있으면 저랑 같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러면 제 스트레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요 저번 백수 기간에도 하루에 살인을 4번씩 참고 살았어요 이젠 못 참아요ㅠ혹시 똑같은 고민 때문에 검색해서 이 글을 보실 미래의 어떤 분이 계신다면 한 마디 하고 싶어요님은 안 늦었어요 화이팅